Tuesday, December 29, 2009


25.
보고 내 생각이 들었다는 연두색 쿠션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초록색, 연두색..하여튼 이런 개구리틱한 아이템들을 보면 친구들은 내 생각이 난다는데, 이건 심리학에서 말하는 고전적 조건 형성 (classical conditioning이라 말하면 더 쉽다) 의 아주 기분좋은 예이다. Pavlov의 개가 종소리만 듣고도 음식 생각을 하여 침을 흘리는것과 같이 Michelle도 초록색을 보면 개구리, 개구리 하면 모니카, 이런 생각을 하며 선물을 골랐겠지! 난 초록색과 연관지어 지는거 정말 좋다. 초록색 같은 사람, 초록색 분위기의 여자, 이런거 되고 싶다.



26.
하루도 빠짐없이을 먹고 있어 행복하다.

27.
초콜렛도 무지 많이 먹고있다. 요즘 나의 sweet tooth syndrome (내가 만듬) 이 심해졌다. 보이는 초콜렛마다 주워 먹기 때문에 보스턴에 갈때쯤에는 얼굴이 많이 동그래져 있겠습니다.

28. 햇 살

29.
사람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질문: "캘리포니아가 좋아, 보스턴이 좋아?"
지금 보스턴 환경에 너무 만족하지만 살기는 캘리포니아가 좋은게 사실이다. 일단, 이곳 "sun state"의 날씨는 둘째 치고, 여기는 남는 땅덩이가 많아서 건물을 낮게, 띄엄띄엄 깔아놓기 때문에 하늘이 크다. 여유로운 마음을 만들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는거다.


그래도 내가 구지 이 파라다이스를 떠나고 싶었던 이유는 그 여유로움이 자칫 독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익숙해진다는것은 우리를 편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탐험해야 하고 배워야 하는 우리 세대 사람들에게는 너무 위험한 단어이진 않을까? 한 자리에 머물며 깊게 나아갈 수도 있겠지만 난 그 자리가 자리라는 확신을 갖는것은 참 드문 일이며, 다른 무수한 옵션들을 닫아두는것 또한 우리가 21세기 이 넓은 유니버스를 살아가는데에 있어서 갖추워야 할 자세는 아닌것 같다. 사실 많은 내 중고등학교 동창들은 대학원도 캘리포니아 내에서만 찾고 있는데, 나는 떠나본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다른 주도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물론 나도 나간지 4개월 밖에 안된 새내기이고 초보이지만 말이다 :)

아, 그리고 실제로 캘리포니아 사람들 중에는 여유롭다 못해 게으른 사람들이 더 많은것 같다.음.


30.
어쨋던, 내가 보스턴 자랑을 너무 해서 SoCal (Southern California)분들이 보스턴에 대한 환상이 더더 커지고 있는것 같다. 새해에는 더 많은 김현방문이 있지 않을까..?


31.
성당 친구들은 그 누구보다도 나의 성장과정을 쭈욱 지켜본 사람들이다. 처음 이민와서 말 못하고 "shy girl"이라 불렸던 것부터 (아니 이게 말이 되기나 하는가) 영어를 못해서 모든것에 통역을 부탁했던 것이며, 농담에 웃지 못하고 속으로는 울고 있었던 것..이아이들은 다 안다. 그래서 나는 이 친구들이랑 놀때 나의 가장 silly하고 푼수스러운 모습을 꾸밈없이 다- 풀어놓을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어제도 나에게 말했다. 어쩜 그리 안변하냐고.

32.
이번 캘리에서 해아할일 리스트에 춤추러 가기가 있었는데 그건 방문일정에 도저히 끼어넣을수가 없다. 콧수염 하나 그려서 내 정체성을 잃고 정말 촌스러운 춤을 추고 싶었는데.
이때처럼..



33.
밑층에서 맛있는 김치찌게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데, 난 곧 니글니글한 파스타를 먹으러 집을 나서야 한다 생각하니 참 손해보는 느낌이다.

Monday, December 28, 2009

cont..

17. 만 5세 소녀 강마리가 아침 상 앞에서 사는게 힘들다 는 말을 하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18. 제발, 드디어 먹고 싶었던 In-N-Out을 먹고 행복해했다. 바싹 구워져 나오는 빵 사이로 살아있는 양상추와 토마토가 있고, 그 밑에는 쥬스나오는 소고기, 통통한 치즈, 그 위 열심히 붙어있는 양파조각들이 있다. 진짜 어렵게 들리지? 보스턴 햄버거집들 바보. 왜 이걸 못만드니..





19. Jini와 만나서 휴식도 없는, 스파르타식 5시간 반의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do-er. 직장"이 아니라는것이 아쉽다는 말을 하였지만 항상 새로운 영화제를 찾아다니며 인턴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 오히려 자유로워보이고 멋져보인다. 우리는 항상 흘러가고 있다. 종착지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어디론가는 잘, 충실히 가고있다. 우리는 꿈이 있는 사람들이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그녀는 우리 대화 후 LA에서 지낼 내년이 설레여졌다고 했고, 나 역시 그녀와 만난 후 더 씩씩해졌다고 느꼈다.






20. 그녀는 자기가 아니면 나랑 풀 뜯어 먹어줄 사람이 어딨겠느냐며 Souplantation으로 날 데려갔다. 이것 역시 보스턴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샐러드+수프+베이커리인데, 난 정말 왜 이걸 보스턴으로 가져 온 사람이 없는지 궁금하다. 난 clam chowder은 먹지 않았다. 이건 지난 4개월간 내 안에 생긴 뉴잉글랜드人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21. 란초 쿠카몽가, 나의 second 고향, 으로 오는 차 안에서는 윤주,진성이, 학빈이와 이적 노래를 불렀다. 이적의 바이브레이션에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알아두세요.


22. 학빈이가 이노래의 가사를 들어보라고, 너무 좋아서 눈물 나올것 같다고 하는데, 들어보니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다:

가위로 오려낸것 처럼 다지난 일이야

후회하지 않는다면 소중하게 간직해 언젠가 웃으면 말할수 있을 때까지

너를 둘러싼 그 모든 이유가 견딜수 없이 힘들다 해도 너라면 할수 있을꺼야

할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마지막은 이 우주가 나에게 보내는 내 저저번 포스팅에 대한 답가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노래가 마음에 와닿는다며 우수에 찬 눈빛으로 운전을 하던 김학빈의 머리에는 무슨 생각이 있는걸까.


23. 란초에 오니 기분이 이상하다. 옛날집 앞을 지나갈때는 꿈을 꾸는것 같다. One 목요일 밤, 엄마께서 성가대 연습을 끝내고 집에 오셔서 안방 문을 여시는데 익숙치 않은 모습으로 딸이 침대 위에 누워있었던걸, 기억하시려나? 그때 굉장히 능청스럽게,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어, 엄마 왔어?" 라고 했지만 나 그때 제 정신도 아니었고, 사실 많이 지쳐서 학교를 탈출 한거였다. UCSD 3학년 그때 과외 끝나고 내아파트로 돌아가다가 15 North 사인 보고 급 우회전 해서 고속도로를 타고 란초 집으로 왔던게 생각난다. 난 원래 그렇게 충동적으로 일 하는 센스가 없는 아이지만, 그 일은 정말 후회 없었고 난 어릴때 해본적도 없는 를 치고 엄마랑 놀았던 행복한 기억이다.


24. 맘껏 쉬다 가겠다는 소망은 저기 저기 멀리로..... 가는날, 1월 2일 오후10시까지 스케쥴이 만들어짐. 노는게 일하는거보다 더 힘들다는 말을, 했던가?

Saturday, December 26, 2009

Homecoming



1. 학빈이가 멋있어져서 뿌듯하다. 2PM 재범 같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너무 헬쑥해져
서 누나는 가슴이 아프단다.

2. 저절로 6시 반에 눈이 떠지는 그런짓은 집에서는 안하는거다. 나는 서부시간 8시, 동부시간 11시 기상하고는 잘잤다-느꼈다. 음 좋아.

3. 우림이 (9학년)와 진성이 (7학년)가 참 많이 컸다. 청년필이 나는 이 아이들이 너무 든든해서 나는 나중에 안전한 란초의 거리를 걸으며 이아이들을 보디가드라도 시킬까보다.

4. 이모들께는 나 멀리서 왔으니 처음 24시간만은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달라고 부탁 드렸다. 그래도 버섯을 못자른다고 한소리 듣고, 1월 2일까지?..너무 오래 있다 간다고 혼났다.

5. 윤주가 화장도 조금씩 하는것 같은데 언니는 마음에 든단다 ;)



6. 한국 쇼프로에서 나오는 유행어, 김현은 못알아 듣고.

7. 성당 아기들이 많이 커서 이제는 못알아 보겠다. 밑에 쟤네도 아가들.



8. 고기를 좀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갈비살 구워서 미나리 + 상추 + 깻잎이랑 쌈 싸 먹었는데 맛있었다. 호남 이모부께서는 어젯밤 꿈에 나랑 이모부의 어머니와 스테이크 드시는 꿈을 꾸셨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나는 고기 먹을 운명이었나보다.

9. 사실 이번 캘리포니아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학빈이 옷사주고, 이모들과 맛있는거 먹으며 수다떨기이다. 그리웠던 친구들이 참 많지만 그저 늘어지고 싶은걸 보면 나도 몰랐지만 좀 지쳐있었나보다.

10. 마리가 글도 읽을줄 안다. Red Sox를 "red six"라고 읽었지만, 2004년생치고는 꽤 똑똑하다.

11. 날씨가 너무 좋다. correction:너무 덥다. 나는 나름 크리스마스라고,
부츠에, 반코트에..코디하고 성당에 갔건만, 도시물좀 먹은거 티내냐는 말이나 듣고. 항상 본전도 못찾는거 알지만, 시골 사람들은 역시 솔직하고 봐주는거 없는거다. 캘리에서는 요즘 반바지 입는다는거..과장된 표현이 아니었다.

12. 성당 친구들이 너무 반갑다. 너무 반갑다. 오늘 눈물겨운 재회를 했고, 김현의 소원대로 우리는 일요일에 LA로 한국음식 먹으러 갈꺼다. 예뻐졌다는데 거울을 보니 아마 그들은 인사말로 그소리를 했을꺼란 생각이 든다. 머리하러 갈꺼라고 나도..

13. 성현 언니와 마지막으로 만나고 많이 업그레이드 된 내 모습이 보인다. 지금 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오래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전보다 더 성숙된 대화를 나눌수 있을것 같아서 우리의 대화
가 기대된다.



14. 말로만 들어보다가 드디어 The Secret을 읽는중.

15. 한국에 가는것도 진짜 집에 가는 느낌은 안든다. 지금은 진짜 집에 온거다.

16. 아쉬운게 있다면 역시아빠엄마 :) 이츠오케이.


Monday, December 21, 2009

그게 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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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운전하는게 어려워 졌지만, 너무 예쁘게 부슬부슬 내려서 난 눈을 보면 또 마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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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컵에 얼마나 되겠니, 그 칼로리가.
하지만 원래 맛있는거 먹을때 그런 걱정을 하는것은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저 즐기면 되는것을.
난 모든 근심걱정을 잊게 하는 핫(다크)초콜렛 한잔을 아껴서 마셔가며 한모금 한모금 다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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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고, 예뻐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내가 마주치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김현이란 아이를 만드는데...
그래서 난 그냥 예뻐할꺼다. 기꺼이 받아드리고 좋은 기억이다, 생각하며 웃으련다.

Wednesday, December 16, 2009

꼼지락 꼼지락



One day in the 4th century, some of Constantine's scholars gather and decide that Christmas will be celebrated on the 25th of December. Very perceptive. Excellent job.

Of course, this date wouldn't have been agreed on without careful calculations and decipherments of biblical references done by these remarkable brains, but part of my shallow knowledge wants to recognize it as their considerate and meticulous effort to make Christmas happen at the end of the year. Only seven days after Christmas is the new year, a fresh new, spotless year. So technically, we see the new year's sun while we are still high from the Christmas spirit. Our preparations for the new year? We succumb to the petty renderings of the past year and wrap them all up. Whatever damage was done to us during the past twelve months, we forgive and forget with the Holiday magic.

So let it be. This is the time of reconciliation.

Time to reconcile broken bonds.

Time to reconcile betrayed expectations, shattered pride, lost confidence..whatever that was weighing you down. Wait, they might have come all in one pretty 2009 package.
We can't avoid hurting each other and being hurt, but aren't we already convinced that we are feeling love and joy of Christmas in our fingers and our toes?

My eyes are seeing glasses half full.

It is that time of the year again.
Cheers.

Friday, December 11, 2009

겨울 너때문이야


밖에 바람이 많이 부나본데, 그 윙윙거리는 소리가 너무 무섭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한국 생각이 더 많이 나는군욤.
붕어빵, 군고구마, 호빵이 이제는 당당하게 한국시민들을 꼬실수 있는 겨울이 온건가요?
(아쉬운대로, 사진은 미국버젼 붕어빵/)

가끔 퇴근을 하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이런생각을 합니다-
그러게, 인생 뭐 있나,, 그냥 이렇게 하루일과 끝나면 따뜻한 집에 가서 가족이랑 깍두기 된장찌개랑 깻잎이랑 해서 저녁 먹고 9시 뉴스 보면서 과일먹고, 그러면서 사는거 아닌가?
그러다가 토요일에는 계룡산, 장대산,
관악산, 어디든 등산가고, 일요일 아침에는 성당 갔다가 점심으로 짜장면 먹고 들어와 퍼질러져 낮잠자는, 그런거 참 하면서 살만한 일들인데 말이죠.

대학교 4학년 내내, 그리고 졸업 후 몇개월은 더 자주 하는 말이지만, 전 정말 한가족 세살림 해야하는 우리가족 상황이 너무 억울합니다. 한 친구는
왜이렇게 억울하단 단어를 요즘 잘 쓰냐고 하고, 다른 친구는 거봐, 내가 그럴꺼라 그랬지, 합니다. 지금은 정신줄 잘 붙들고 있지만 저도 마음 약해지고, "엄마, 나도 보호받고 싶어"라며 어리광 피우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한국에서 살수는 없을것 같아요.

혹시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보고 섭섭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들을 향한 그리움은 항상 마음속에 있지만, 제가 낯설에 하는것은 한국 사회이니까요. 한국이 두는 가치관은 제 세상과는 너무 달라서 저는
"귀국" 할때마다 상처를 받고 돌아옵니다. 저는 제멋에 사는것 하나는 정말 자신이 있는데 한국에서 지낼때는 왜그리 남의 눈치를 보게 되는건지요. 쿨한척 하고 싶고, 있는척 하고 싶어지고, 제가 아끼는 것을 남도 높이 사주기를 바라며 쨘-하고 등장하고 싶어집니다. 제모습이 아닌 다른 김현으로 살려니깐 속도 뒤틀어지는것은 당연하고, 결국 미국으로 돌아올때는 질려서 오는 때가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역시 나라인가 봅니다. 공부를 마치면 돌아가서 제가 공부한 것은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과 나누고 싶거든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을때 그것을 쓸수 있는곳이 한국이라면 참 좋겠잖아요. (참고로 미국은 10년 넘게 살아도 남의 나라). 또 언제까지 이렇게 부모님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살 수는 없잖아요.

어쨋던,

...혼잣말을 존댓말로 하네요. 답도 없고 끝도 없는.

뜨거운 soy latte가 땡겨 퇴근길에 카페에라도 앉아있다 오는 날이면 이렇게 생각이 많아져요.
에이 정말 이놈으ㅣ 차가운 날씨때문에 괜히 돈도 쓰고, 머리도 복잡해지고, 잠도 못자고, 또 사람들은 이런 내 얘기 들어줘야 되고, 정말 뭐하자는거야!


Thursday, December 10, 2009

Mrs.H

Malcolm Gladwell은 Blink에서 사람의 첫인상은 2초 안에 판단이 된다는 말을 하였고,
프린스턴 대학의 인지심리학 연구실에선 아니다, 0.1초다 라고 하였고 (not convinced),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8.2초 안에 우리는 첫눈에 반한다고 하더라.

그럼 낯선 사람이 친구로 느껴질때까지는 얼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난 Heart Study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하트(♡)를 배워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human이 좋아지던데. 두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존재감 조차 없었던 이들이 검사 후에는 친구처럼 느껴져 헤어지기 싫다면, 나 너무 헤픈건가?



Mrs.H를 만난날:

어제 곱슬머리가 퇴근하면서, 모니카, 내일 눈 많이 온댔다고, 운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 보니 Deadly Storm 보도. 아..!

하필이면 이런날 나는 home visit이 두개나 있을까. 하나는 Hingham, 하나는 Braintree, 남쪽 바닷가쪽이다. 아무리 천천히 운전을 해도 아밀리아는 내말을 잘 듣지 않고 이상한 드륵-드륵-소리도 낸다. 실내에서 볼땐 그렇게 예쁘던 눈은 하늘에서 45도 각도로 유리창을 뚫겠다는 듯이 나를 공격하며 나를 겁줬는데,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난 캐롤에게 오늘 아침의 일을 "near death experience"라고 했다. 40분 거리를 넉넉잡고 한시간 반을 주어 집을 출발했지만, 이건 아무래도 9:30am 까지 도착하지 못하겠는걸, 15분정도 늦을것 같아요..Mrs.H에게 전화를 했다. 그분은 너무나 스윗한 목소리로, "Oh! Don't come! You don't have to kill yourself in the snow!"

[FF▶
▶]

어찌됐건 난 살아서, 게다가 약속시간에도 맞춰서 Mrs.H의 아파트에 도착을 했고, 이 93세의 할머니는 헝클어진 머리와 빨간코 한국애에게 몸을 녹이라며 커피를 타주셨다. 할머니댁 너무 포근하고 예뻐요-랬더니 기분이 좋으셨는지 안방, 부엌, 화장실, 다용도실과 옷장까지 투어를 한바퀴 쭉- 주셨는데 집안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난 이분을 꽤 오래 알았던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에 대한 몇가지:
  • 아직도 당신 스스로 운전을 하시고 장을 보실만큼 정정하시다. 또 마켓에서 "A 93-year old shouldn't be out in a cold weather like this"라는 말씀을 하시어 직원들 사이에 파문을 일으키셨을 정도로 동안이시다.
  • 당신 본인은 이것에서도 retire하고 싶으시지만 손자,손녀들이 극구 반대를 하여 매년 아직도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신다. 원을 그리기에 알맞은 컵받침을 찾으셨다며 싱글벙글- 그 재료들을 난 식탁 코너에서 봤다.
  • 건너 건물에 사시는 친구 할어버지 ("friend" + "he"...?!) 는 Mrs.H의 거실에 불이 켜져있는지 체크하시고 자주 저녁을 드시러 오신다.
  • 일주일에 두번씩은 아파트 (retirement homes)에서 에어로빅이 있어서 잊지 않고 가신다. 그게 아니더라도 "Every.Single.Day."운동을 하신단다.
  • 창틀 옆에 정체모를 선비 동상이 있길래 한국 분위기가 난다고 그랬더니 맞다고 그러신다. 큰아드님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셨을때 사오신거라고.
" Mr./Mrs.______, Thank you for participating in the Framingham Heart Study. We truly appreciate your time, and it was a great pleasure meeting you." :악수: } 여기까지가 대본이다. 악수 하려고 손을 내미니, "but I should give you a hug,"하시며 날 안아주신다. 아몬드 들어간 초콜렛도 몇알 손에 쥐어주신다.

FF▶

두번째 만난 91세 할머니는 게토레이를 많이 드시고 그림그리는 부분을 특히 좋아하시던, 따뜻하신 분이셨다. 그분과도 검사 끝나고 게토레이와 쿠키, 그 이상한 콤보를 앞에 놓고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되었지만, 이분과의 만남에 대해선..



... 도저히 졸려서 못쓰겠다.


FF▶ FF▶ FF▶

나 오늘 하루 정말 열심히, 잘 살았다. 그래서 KO할꺼다. 빠이.

Monday, December 7, 2009

겨울잠 곰곰고모곰모

9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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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고발해주세요.”



‘양심적 병역 거부’를 결심한 백승덕(26·사진)씨는 지난 7일 입영 영장에 적힌 논산훈련소로 가는 대신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오늘 입영 못 하겠으니 고발하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여호와의 증인이 아니냐고 묻더군요.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잘 고발해달라’고 말하고 끊었죠.”



“불온도서 지정등 신념의 자유 보장 안돼”
부모님·지인등 격려…“소통 물꼬 트이길”



백씨는 앞으로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 ‘유보된 인생’을 살게 된다. 경찰·검찰 소환, 재판 판결이 언제 날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기에 무엇 하나 계획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5년, 대학 연합동아리 ‘가톨릭 대학생 연합회’ 선배인 고동주씨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백씨는‘군대 가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의 생각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현실은 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르쳐준 천주교 교리와 어긋나 있었다. “예수님은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아.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고통 분담이 아닌 고통 전담을 강요하는 현실은 예수님의 복음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2009년 한국에선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희생자들의 장례식도 못 치르고 있고, 생존권을 요구하며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농성하던 노동자들은 모두 쫓겨났다. 그는 이런 모습이 ‘국가 권력의 편협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국가는 우리가 남북분단과 경제위기라는 전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약자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면서 강자의 권리는 옹호하고 있죠.”


이 렇게 국가가 시민들을 억압하는 현실을 누군가는 지적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백씨는 ‘저항 수단’으로 병역 거부라는 방법을 택했다. “국가 권력의 편협함은 ‘불온도서’ 지정처럼, 개인의 신념과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도 하지 않는 군대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나타납니다. 그런 군대에 갈 수는 없습니다.”


백 씨가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부모님도 처음엔 “민주화 투사도 아니고, 왜 네가 나서야 하느냐”며 만류했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아들을 이해해준다. 평화운동단체인 ‘전쟁 없는 세상’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백씨의 애인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대학생 때 함께 ‘가톨릭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친구들과 지인들은 이미 지난 7월 ‘병역거부자 곰곰 후원회’를 만들어 그의 활동을 돕고 있다. 9일 오전 11시 참여연대에서 열리는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에는 지난해 7월 촛불집회 진압을 거부하며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던 이길준(24)씨의 지지 편지도 발표될 예정이다.


“제 또래들은 대부분 취업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 필요는 없지 않겠어요? 제가 병역을 거부한다고 해서 당장 법이 바뀌는 건 아니겠지만, 이를 계기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고민의 물꼬가 조금이라도 트이길 바랍니다.”

글·사진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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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할 이야기도, 나에게 가르쳐 줄 것도 넘쳐나는 곰곰오빠.
같이 동아리 활동도 하고 수업도 들어서 난 그나마 오빠를 자주 봤지만 곰곰은 참 바쁜 사람이었다. 그때도 선거운동과 NGO 활동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기 위해, 멀리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한국에서도 인식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더 큰 그림으로는 평화를 위해, 항상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무지 바쁜 사람이었어.
미국 사회에 대해 궁금한게 많다고, 나는 한국에 대해 사실 너무 모른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덕분에 비오는 밤과, 동동주와, 파전..그 셋의 기막힌 콤보를 배웠고, 그 후로도 곰곰오빠는 이메일을 길어야 제맛이라고 길게길게 답장 해주고 항상 따뜻한 이야기 많이 해주었다.


힘없는 사람들의 언어가 되어주자는 말을 했었지.
내가 지금 한국사회에 대해 더 많이 알았더라면 내가 오빠의 마음을 더 이해 할 수 있을텐데, 나도 같이 뜨거운 마음으로 더 마음 다해 응원할 수 있을텐데. 지금은 무식이 변명이야.

사실 위의 기사는 9월에 싸이 대문에서 보고 깜짝 놀라 스크랩한거고,
어제는 구속 몇시간을 남겨놓고 다녀온다는 메일이 왔다.
깨어있는 사람같다는 느낌이 드는 곰곰오빠, 많이들 생각만 하고 넘길것을 실천으로 하는 모습이 더 신기하고 놀랍다. 난 여기 멀리서 응원해. 나중에 나오면 책읽기의 즐거움을 돌려줄 수 있는 책을 쓰자고 했는데, 음..나 그동안에 좀 공부좀 하고. 한국어 공부도 좀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