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10, 2009

Mrs.H

Malcolm Gladwell은 Blink에서 사람의 첫인상은 2초 안에 판단이 된다는 말을 하였고,
프린스턴 대학의 인지심리학 연구실에선 아니다, 0.1초다 라고 하였고 (not convinced),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8.2초 안에 우리는 첫눈에 반한다고 하더라.

그럼 낯선 사람이 친구로 느껴질때까지는 얼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난 Heart Study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하트(♡)를 배워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human이 좋아지던데. 두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존재감 조차 없었던 이들이 검사 후에는 친구처럼 느껴져 헤어지기 싫다면, 나 너무 헤픈건가?



Mrs.H를 만난날:

어제 곱슬머리가 퇴근하면서, 모니카, 내일 눈 많이 온댔다고, 운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 보니 Deadly Storm 보도. 아..!

하필이면 이런날 나는 home visit이 두개나 있을까. 하나는 Hingham, 하나는 Braintree, 남쪽 바닷가쪽이다. 아무리 천천히 운전을 해도 아밀리아는 내말을 잘 듣지 않고 이상한 드륵-드륵-소리도 낸다. 실내에서 볼땐 그렇게 예쁘던 눈은 하늘에서 45도 각도로 유리창을 뚫겠다는 듯이 나를 공격하며 나를 겁줬는데,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난 캐롤에게 오늘 아침의 일을 "near death experience"라고 했다. 40분 거리를 넉넉잡고 한시간 반을 주어 집을 출발했지만, 이건 아무래도 9:30am 까지 도착하지 못하겠는걸, 15분정도 늦을것 같아요..Mrs.H에게 전화를 했다. 그분은 너무나 스윗한 목소리로, "Oh! Don't come! You don't have to kill yourself in the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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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됐건 난 살아서, 게다가 약속시간에도 맞춰서 Mrs.H의 아파트에 도착을 했고, 이 93세의 할머니는 헝클어진 머리와 빨간코 한국애에게 몸을 녹이라며 커피를 타주셨다. 할머니댁 너무 포근하고 예뻐요-랬더니 기분이 좋으셨는지 안방, 부엌, 화장실, 다용도실과 옷장까지 투어를 한바퀴 쭉- 주셨는데 집안 물건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난 이분을 꽤 오래 알았던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에 대한 몇가지:
  • 아직도 당신 스스로 운전을 하시고 장을 보실만큼 정정하시다. 또 마켓에서 "A 93-year old shouldn't be out in a cold weather like this"라는 말씀을 하시어 직원들 사이에 파문을 일으키셨을 정도로 동안이시다.
  • 당신 본인은 이것에서도 retire하고 싶으시지만 손자,손녀들이 극구 반대를 하여 매년 아직도 직접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신다. 원을 그리기에 알맞은 컵받침을 찾으셨다며 싱글벙글- 그 재료들을 난 식탁 코너에서 봤다.
  • 건너 건물에 사시는 친구 할어버지 ("friend" + "he"...?!) 는 Mrs.H의 거실에 불이 켜져있는지 체크하시고 자주 저녁을 드시러 오신다.
  • 일주일에 두번씩은 아파트 (retirement homes)에서 에어로빅이 있어서 잊지 않고 가신다. 그게 아니더라도 "Every.Single.Day."운동을 하신단다.
  • 창틀 옆에 정체모를 선비 동상이 있길래 한국 분위기가 난다고 그랬더니 맞다고 그러신다. 큰아드님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셨을때 사오신거라고.
" Mr./Mrs.______, Thank you for participating in the Framingham Heart Study. We truly appreciate your time, and it was a great pleasure meeting you." :악수: } 여기까지가 대본이다. 악수 하려고 손을 내미니, "but I should give you a hug,"하시며 날 안아주신다. 아몬드 들어간 초콜렛도 몇알 손에 쥐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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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만난 91세 할머니는 게토레이를 많이 드시고 그림그리는 부분을 특히 좋아하시던, 따뜻하신 분이셨다. 그분과도 검사 끝나고 게토레이와 쿠키, 그 이상한 콤보를 앞에 놓고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되었지만, 이분과의 만남에 대해선..



... 도저히 졸려서 못쓰겠다.


FF▶ FF▶ FF▶

나 오늘 하루 정말 열심히, 잘 살았다. 그래서 KO할꺼다. 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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